허정숙이 받아안은 옷감

해방의 기쁨으로 들끓던 주체35(1946)년, 한해가 저물어가던 어느 눈내리는 날이였다.

허정숙(해방후 남조선신민당, 남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하였던 허헌선생의 딸)은 항일의 녀성영웅이신 김정숙어머님으로부터 점심시간에 집에 들렸다가라는 련락을 받았다.

점심시간이 되기 바쁘게 허정숙은 곧 장군님댁으로 갔다.

《…별식이라도 있는줄 알았습니까?…》

그를 맞으신 김정숙어머님께서는 밝게 웃으시였다.

《먹을것은 국수밖에 없어요.…》

어머님께서는 허정숙을 안방으로 이끄시였다.

과연 점심상에 오른것은 보통국수집에서 받아온 평양랭면이였다.

점심상을 물리신 다음 어머님께서는 옷장을 여시고 옥색양단저고리감과 수박색모직치마감을 꺼내시였다.

《내게 이런 옷감 한벌이 생겼어요. 어울릴것 같습니까?…》

《어울리고 말고요! 옥색저고리에 수박색치마를 받쳐 입으시면 다섯살은 더 젊어지시겠습니다.》

허정숙은 허물없이 말씀올리였다.

《그럼 됐습니다. 내게 어울리면 동무에게도 어울릴테니까요…》

어머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옷감을 차곡차곡 개여놓으시였다.

그러시면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동무의 겨울옷은 처음 만나던 지난 정초때부터 보아야 이 검은 양복아니면 진곤색치마저고리뿐이더군요. 별로 좋은것은 못되지만 이걸 해서 입으세요.

늘 검정옷만 입고 다니지 마시고… 아직 젊었는데 색갈 고운 옷도 해입으셔야지요.…》

어머님께서는 정갈하게 개여놓은 옷감을 허정숙앞에 놓으셨다.

허정숙은 어머님께서 아무리 허물없이 대해 주신다고 하여도 그 옷감만은 받을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여 그는 이렇게 말씀올리였다.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녀사의 옷감을 제가 어떻게… 그리고 제게는 이 옷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는 물러서지 않으시였다. 어머님께서는 그러지 말고 어서 받으라고 하시며 옷감을 들어 무릎우에 놓아주시였다.

김정숙어머님의 그 뜨거운 정에 못이겨 허정숙은 하는수없이 옷감을 받아안았다. 그러면서도 이 옷감이 어데서 생겼을가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꼭 무슨 사연이 있는 옷감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허정숙은 옷감의 출처라도 알고싶어 물었다. 《어떻게 된 옷감인지나 알고 제가 입어야 하지 않습니까? 제게 주시려고 일부러 끊어오셨습니까?》

《아닙니다. 거저 한벌 생겼어요.…》

그로부터 며칠후 온 나라는 김정숙어머님의 탄생일을 뜻깊게 맞이하였다.

그때에야 허정숙은 자기에게 주신 옷감이 어머님께서 선물로 받으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보니 정말 그 옷감은 어머님의 탄생일을 맞으며 한 일군이 선물로 올린것이였다. 그 깊은 뜻이 담긴 옷감을 어머님께서는

 어버이장군님께서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녀성일군에게 주신것이였다.

허정숙은 친언니와도 같은 어머님의 사랑에 목이 메여 감격을 금치 못하였다

CAPTCHA Image
가+
가-